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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정신병에도 단계가 있나요?

최근 한국의 한 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28%가 정신과 질환이 있다고 한다. 이 결과는 미국과 거의 동일하다. 즉, 한국이나 미국이나 국민 네 명 중 한 명은 진단이 가능한 정신적 문제를 가진 채 살고 있다는 것이다.      병은 걸리지 않는 것이 최상이고, 만일 걸렸다면 조기 진단을 통해 신속히 치료하는 것이 본인은 물론 가족을 위해서도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록 늦게 발견이 되었다 하더라도,병의 정체를 알면 치료도 쉽고 환자는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한국인의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 OECD 국가들의 평균 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미국 정신과 교과서에서 발견한 것이 2년 전이었다. 당시 한국에서 내과 전문의로 일하는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에 따르면 본인의 환자들 가운데 불면증, 공황장애,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정신과 치료를 권하면 대부분 강하게 거부한다고 했다.     “누구를 미친 사람 취급하느냐?”며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펄펄 뛰면서 화를 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친구는 내게 정신과 질병에 관한 교육용 유튜브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환자나 가족들에게 영상을 보여주며 필요한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수잔 정 마음 건강 열린 상담실’이라는 필자의 유튜브 채널이다.     정신과 질병을 위험도 순위에 따라 세 개의 단계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신증(psychosis), 소위 “미쳤다”라고 불리는 단계로 개인의 생각과 외부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매우 위험해질 수 있는 단계다. 예를 들어 자동차 가 지나가며 경보음을 울렸다고 가정하자. 일반인이라면 친구나 이웃이 반가워 보내는 신호이거나, 차도에 너무 가까이 있어 위험하다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정신증 환자라면, ‘나를 감시하는 경찰들끼리 서로 보내는 신호’라고 믿어 무기로 방어 태세를 취하거나 급히 도망을 갈 수도 있다. 조현병, 조울증, 심한 주요 우울증을 앓는 환자들에게 이런 증세가 올 수 있다. 그리고 이 상태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이다. 빨리 입원을 시키든지,  적당한 약물 치료와  상담, 그리고 병에 대한 교육을 환자와 가족에게  해야 한다.     이 밖에 술이나 다른 중독 물질 때문에 오는 금단  증상, 또는 환각 상태에서도 비슷한 정신증을 일으킨다. 이 경우에는 정신적인 치료와 함께 내과적 응급 처치도 필요하다. 만성적 간 질환이나 신부전증 때문에 체내 노폐물이 축적되어 두뇌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알츠하이머나 순환성 치매 환자들의 경우에도 두뇌 세포의 병변에 의해서 정신증이 올 수 있다. 판단이나 감정 조절 등을 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마비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단계는 ‘노이로제’라고도 불렸던 각종 불안이나 강박 증세, ‘신병’으로 불리는 컬처 바운드 신드롬(culture-bound syndrome)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원인은 모르지만 세상의 종말이 올 것처럼 안절부절못하는 상태를 경험한다. 어린 시절부터 예민했던 경우도 있고, 각종 정신적 ,육체적 외상 경험을 한 후 발생하는 사례도 있다. 이 단계의 환자들은 상담 치료나, 약물치료에 잘 반응한다.   셋째는 ‘적응 문제(Adjustment Disorder)’로  새로운 환경이나, 어려움에 부딪힌 경우 경험하는 불안감, 우울감, 또는 행동의 변화 등이 여기에 속한다. 미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두려웠던 감정이나, 자신감 결여, 결정에 대한 후회 등 온갖 감정의 회오리나, 육체적인 행동까지도 기억이 날 것이다. 그러다가 취직을 하고 말도 통하게 되면 본래의 마음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개인에 따라 이 기간이 몇 개월이 걸리지 않거나 혹은 일 년을 넘기기도 한다. 그러나 불안이나 우울 상태가 오래 계속되며, 일상에도 많은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라면 적응 증세가 아닌 ,불안 장애나 우울 장애 가능성이 높아 적당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일 반사회성 인격 장애나 경계성 인격 장애 등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런 시기에 우울함이나 불안한 감정 외에 가정 폭력, 아동 학대 등의 범죄나 자살 기도 등 파괴적 행동도 보일 수 있어 정신과적 치료를 필요로 한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마지막 단계, 아니면 순번을 거꾸로 하면 첫 번째 단계라고 볼 수 있는 평상시의 정신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정신증은 두뇌라는 장기의 병이니 빨리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와 함께 다른 도움도 받아야 한다. 불안이나 우울이 주요 증세인 둘째 단계도 생활에 지장을 느낄 정도라면 빨리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정신 질환은 자신을 존중하고 주위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며, 규칙적인 운동과 끊임없이 지식을 탐구하는 생활을 하면 예방이 된다. 행복한 마음으로 감사의 일지를 쓰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정신병 정신과 치료 정신과 질환 정신과 질병

2024-07-23

우울증 치료 클로이 김 “온전한 정신 가져다줘”

‘스노보드 여제’라 불리는 클로이 김(사진) 선수가 정신과 치료 경험을 고백해 화제다.     1일 미디어·기술 회사 ‘팝슈가(PopSugar)’는 아태계 문화유산의 달인 5월을 맞아 김 선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성장 과정 스토리를 공개했다.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스노보드 챔피언인 김 선수이지만, 한때 심각한 우울증으로 전문의를 찾았던 적이 있다고 그는 털어놨다.     김 선수는 부모님이 비인기 스포츠였던 스노보드를 하는 것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4살 때부터 그저 스노보드만 알았던 그는 경기에 이겨도 기쁘지 않았고, 슬프고 우울한 하루하루가 지속했지만, 부모님께 말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정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그 자체로 언어 장벽처럼 느껴진다”며 “이는 한인들 심지어 아시안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던 김 선수는 심각성을 느꼈고 결국 소속팀에 연락해 전문의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치료를 받은 후 “처음으로 내가 느끼는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고 그것이 타당하다고 느껴지면서 온전한 정신을 가져다줬다”며 “항상 내 감정이 타당한 것은 알았지만 왜 그렇게 느끼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었다”고 말했다.     12살 때부터 홈스쿨링을 해왔던 김 선수는 그 이후 학교에 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책을 읽거나 새로운 스킨케어를 해보고 다양한 옷을 입는 등 주변 환경에서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평범한 일상을 누리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 선수는 자신의 경험이 차세대 스포츠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하면서 “정신 건강은 끝없는 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회는 우리가 항상 완벽하기를 기대하지만, 우리는 가장 불완전한 존재이고, 그것이 우리를 독특하게 만든다”며 “그 순간 배우는 교훈은 우리를 우리로 만든다. 그것은 선물이다”라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정신과 치료 정신과 치료 정신과 상담 정신 건강

2024-05-01

'한국어 진료' 정신과 전문의 태부족…타운내 한인의사 10명도 안돼

한국어가 가능한 정신과 의사가 부족하다. 이는 정신 건강 문제가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한인들이 언어 문제로 인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UCLA보건정책연구소(소장 니네즈 폰세)는 29일 아시안아메리칸태평양계연합(AAPI)과 공동으로 한인 등 미국 내 아시아계의 정신 건강 문제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본지는 보고서 내용 중 한인만 추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인 성인(18세 이상) 5명 중 1명(18%)은 정신 건강 상담 또는 치료 등이 시급하다. 이는 아시아계 평균 응답 비율(16%)을 상회한다.   한인 청소년(12~17세)의 상황은 더 시급하다. 응답자 중 29%가 정신 건강 치료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신과 상담은 언어가 중요하다. 미세한 감정까지 표현할 수 있고, 소통을 할 수 있어야 적절한 치료가 가능하다. 문제는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정신과 전문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LA지역에서 한국어로 정신과 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의는 조만철, 수잔 정, 김자성 박사 등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타 진료 과목보다 정신과 전문의는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한인가정상담소(KFAM) 제니퍼 오 부소장은 “정신과 상담 자격증을 소유한 ‘전문 간호사(NP)’들을 합하더라도 LA 한인타운에서 한국어를 하는 정신과 전문의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울증과 불안증 등 정신건강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언어 문제로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한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언어 문제는 UCLA 보건정책연구소도 지적하는 부분이다.   이 연구소의 니네즈 폰세 소장은 “특히 가주 지역 한인 인구의 거의 절반이 영어 구사 능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정신과 치료는 문화적 개념과 언어의 뉘앙스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주류 의료진은 언어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공감대 형성이 제한적이라서 한인들의 정신적 고통을 잘못 진단하거나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한인 정신과 전문의를 찾지 못할 경우 한인들은 불가피하게 비영리 단체가 제공하는 상담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영리 상담 기관의 예약도 쉽지 않다.   일례로 한인가정상담소의 경우 예약을 하면 평균 4~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한인들은 그사이 문제가 더 악화할 위험에 놓이게 된다.   정신 건강 문제가 심화하면서 정신과 치료를 해야 하는 한인들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오히려 한인들은 공급 부족으로 의료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다.     타운 내에서 40년간 활동 중인조만철 정신과 전문의는 “한인 2세들이 한인타운 내에 병원을 차렸다가 문화 차이, 한국어 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주류로 나가는 모습도 번번이 봤다”며 “한인사회 내 단체들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인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소수계 또는 교외 지역의 의료인 부족 사태를 외국계 의사로 충당하고 있다. 한국에서 정신과 의사를 수혈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외국의대졸업자교육위원회(ECFMG)의 최신 자료(2022년 기준)를 살펴본 결과, 미국에 진출한 외국계 의사 중  정신과 전문의는 3%에 불과하다. 한국 국적의 정신과 전문의는 3% 중에서도 극소수라는 점을 추론할 수 있다.   한인 의대생들이 정신과를 선택한다 해도 결국은 언어와 문화 차이에 따른 문제가 있다.   의대 진학 컨설팅사인 STEM 리서치 폴 정 박사는 “상담을 해보면 한국 문화와 언어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한인 2세, 3세 의대생을 찾기가 어렵다”며 “통계만 놓고 보면 전문 분야로 정신과를 선택하는 비율은 높아졌지만 이러한 현상이 한인과 같은 한국어권 환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한인의사 한국어 정신과 전문의 정신과 상담 정신과 치료

2024-02-29

"한인사회 정신건강 돌보겠습니다" 정신건강 증진 비영리단체 'PEACE' 출범

한인 A씨는 치매가 의심되는 노모와 검사를 받아보려 병원을 방문했지만, 인지 능력 검사가 온통 영어로 된 탓에 제대로 된 판정을 받기가 어려웠다.  "일일 연속극의 배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에도 한국 문화가 익숙지 않은 의사는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었다. 가정 내 불화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한인 B씨는 '정신질환자'라는 낙인이 두려워 아예 병원을 찾지 않는다. 의료보험이 없어 경제적 부담이 큰 점도 치료의 문턱을 높힌다.   아시아태평양계(AAPI) 이민자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지난 3일 출범한 비영리단체 P.E.A.C.E.(이하 피스)는 이민사회의 이런 문제점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 피스는 조지아주 내 한인 대상 정신과 치료를 지원하는 최초의 단체다. 정신과 전문의, 사회복지사, 대학교수 등 다양한 전문가가 모여 설립했다.       데이빗 김(한국명 김대수) 대표는 "일생 동안 겪은 이민 경험은 개인 또는 집단에 일종의 트라우마를 남긴다"며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한인의 삶을 연구함과 동시에, 문화와 언어를 공유하는 정신과 치료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심리치료사인 김 대표는 노크로스 소재 상담교육연구소 라이스(R.I.C.E.)를 11년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인사회에 다가가는 비영리단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우선 비용이 많이 드는 정신과 상담 문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석사 학위 상담사만 하더라도 평균 시간당 250달러의 상담비가 든다. 시간당 600달러를 요구하는 전문의도 많다"며 비싼 상담료로 인한 장벽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단체는 우선 5만 달러 이하의 연소득자를 중심으로 무료 상담을 늘려갈 계획이다.     한인 이민자들의 특수성을 상담에 녹여내는 것도 중요하다. 출범식에 참석한 심영례 조지아 귀넷 칼리지 심리학 교수는 한인 사회의 세대 구분이 심리 상담에 있어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미국에서 태어난 이들을 1세대로 보는 미국사회의 분류법과 달리, 한인들의 경우 개인의 이민 시점을 기준으로 세대를 구분한다. 한국에서 태어난 후 성인기를 지나 이민한 이들을 1세대로 보는 것이다. 또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유년기에 이민 온 세대를 가리켜 '1.5세'라고 일컫는 것도 한인사회만의 특징이다. 심 교수는 "집단마다 정체성과 가치관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민 역사를 잘 이해하고 세대마다 상담법을 달리하는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윤준 조지아주립대(GSU) 사회복지학 교수 역시 "이민자의 우울증, 불안 장애 등은 이주 국가에서 경험한 차별과 부당 대우 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인 1세대는 2세대에 비해 차별 경험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세대간 차이점을 분석했다. 또 1세대의 경우, 이미 학습된 가부장제와 위계질서 등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의 약점으로 생각하고,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크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인 커뮤니티의 비영리 복지단체 대부분이 종교적 성격을 띠는 데 반해, 피스는 종교와 거리를 둘 방침이다. 김 대표는 "기도 등 개인의 헌신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종교기관의 남성 중심적 문화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상적인 모범적 삶과 개인 수양을 강조하는 문화가 오히려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게 막는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피스는 홈페이지(aapi-peace.org)를 통해 상담 신청을 받는다. 무료 상담 지원 외에도 올해 4차례의 설명회를 개최하며, 한인 커뮤니티의 정신건강 실태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비영리단체 조지아 정신과 치료 정신과 상담 정신과 전문의

2024-02-05

교도소 수감 3개월만에 빈대 뒤덮여 사망

라숀 톰슨(35)은 플로리다 출신으로, 2019년 조지아텍 캠퍼스 무단 침입 혐의로 기소, 2020년에는 한 여성에게 침을 뱉은 혐의 등의 경범죄로 기소됐다.    지난해 6월 조지아텍 경찰은 애틀랜타 미드타운에서 노숙하던 톰슨을 발견하고 그의 과거 전과를 확인 후 그를 풀턴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했다.     3개월 후인 2022년 9월 톰슨은 정신병동에서 빈대(bed bug)에 뒤덮여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톰슨의 유가족은 변호사를 선임해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현재 이 사건은 세계 각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톰슨이 당초 감옥이 아닌, 정신과 치료가 절실했다고 분석했다.     연방 법원에서 감옥 및 교도소의 의료 서비스를 모니터링하는 호머 벤터스 박사는 애틀랜타 저널(AJC)에 "감옥에 들어가면 실제로 필요한 정신과 치료뿐 아니라 꼭 필요한 의료 케어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장애인의 인권을 위해 앞장서는 '조지아 애드보커시 오피스(GAO)'의 데본올랜드 법률 담당자는 "정신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변호하거나 가족과 소통도 힘들어 보석으로 풀려나기 어렵다"며 시설에 있는 동안 상황이 악화되어 형량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2017년 법무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감옥 수감자의 절반 가까운 숫자가 정신 질환을 앓았다. 또 2022년 조지아 형사 사법 조정 위원회 연구에 의하면 주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자 중 정신 질환자의 비율이 비수감자 중의 비율보다 두 배 많으며,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의 수감 기간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두 배 이상 길다.   테리 노리스 조지아 셰리프 협회 디렉터는 AJC에 "셰리프들은 교도소 내 의료 및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서도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톰슨의 형제인 브래드 맥크레 씨는 톰슨이 풀턴 교도소에 수감되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톰슨은 약간의 정신 건강 문제가 있었지만, 우리는 함께 노력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패트릭 라뱃 풀턴 셰리프국에 따르면 이들은 톰슨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교도소의 정신 건강 부서에 직원을 추가하고 과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감자 600명 이상을 다른 카운티로 이송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셰리프국은 "톰슨의 죽음은 더 나은 정신 건강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을 보여주는 많은 사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윤지아 기자교도소 정신 정신 질환자 정신과 치료 정신건강 서비스

2023-04-18

[오픈 업] 정신과도 망가진 장기 치료하는 것일 뿐

필자가 카이저 병원 재직 당시, 주치의를 선택해야 할 때가 있었다. 수천 명의 동료 의사 중에서, 굳이 멀리 떨어진 선셋 카이저에 근무하는 닥터 신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많은 한인  환자들이 그분의 권고가 있으면 열심히 정신과를 찾아와 치료에도 협조적이라 좋은 효과를 보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치의로부터 정신과 상담 권고를 받았던 다른 한인들이 보였던 불만스러운 태도와는 달랐다. 그만큼 한인들은 정신과 치료에 대해 편하지 않은 선입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한인들을 설득해 태도를 바꾸게 한 내과 의사라면 환자들과의 유대가 얼마나 강할 것인가!  나의 주치의로 결정한 이유였다.     서울에서 진료하는 많은 필자의 동기 내과의들이 약 5년 전부터 ‘정신과 교육용 유튜브 채널’ 개설을 부탁했다. 내과 의사를 찾아와 심한 불면증이나 공황장애, 불안,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정신과에 갈 것을 권하면 가족들이 화를 내니 환자는 물론 가족을 교육할 수 있는 유튜브 자료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한국 상황에 둔감했던 필자가 작년 가을 한국을 방문하고 실망했던 것은 한국인의 높은 자살률에 반해 적극적으로 예방 대책을 말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더라는 사실이다.   10여 년 전 미국의 의대생과 수련의들이 공부하는 정신과 교과서를 읽다가 너무나 가슴 아팠던 대목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2007년에 출판된  그 책에는 다음의 구절이 있었다. ‘과거에는 드물게 리투아니아가 높은 자살률을 보인 적도 있었지만 최근 수년간은 한국이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한 사람의 숫자로 표시되는데, 이탈리아나 아일랜드는 10 이하로 낮고, 미국은 12로 중간, 반면 한국은 28로 가장 높다.’ 이 책이 출판된 지 16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자살률은 14 이상으로 증가했고,한국은 26으로 조금 줄었다. 그러나  아직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 자살률의 2배라는 슬픈 기록이다.   ‘Decade of Brain’이라 불리는 1990년대 이후로, 현대 과학은 자기 영상 촬영술의 발달과 뇌 전파 물질 연구를 통해 두뇌에 대한 획기적인 지식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효과적인 치료 약물들도 만들었다. 두뇌는 더 이상 ‘신비하고, 수수께끼 같은’ 공허한 존재가 아니다. 췌장이나 허파, 심장 같은 우리 몸 안의 장기중 하나다.     췌장에서 인슐린이라는 화학 물질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인슐린 주사나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캐나다의 어느 의과 대학생이 개의 췌장 조직을 갈아서 만들었던 초기의 인슐린 덕분에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생명을 건지게 된 것도 그리 오래전의 일이 이 아니다. 두뇌라는 장기에서 분비되는 뇌전파 물질 중 세로토닌의 균형에 문제가 있을 때 심한 불안 증세나 우울증이 온다.     이민자들의 자살률은 떠나 온 조국의 자살률과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LA카운티의 한인 자살 숫자는 아시안 전체의 절반이나 되는 많은 숫자였다.     리투아니아나 한국은 알코올 중독자가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울이나 불안 증세를 자가 치료하다 보면, 증세가 호전되는 대신  알코올 중독자가 된다. 알코올은 초기에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듯하지만, 결국에는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술에 내성이 생겨 점점 양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평균 유병률이 50명 중 한명이라는 조울증( 정서 변화가 극과 극을 오가기 때문에 일명  양극성 질환이라고도 불리우는 병) 환자의 20%, 즉 5명 중 1명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것이 많은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다. 조울증의 치료약은 리티움이나 항간질제품, 그리고 항정신제이지 항우울 제품이 아니다. 정신과 치료는 정확한 진단과 약물 사용, 꾸준한 상담 치료와 가족의 사랑, 지역 사회와 교회 등의 너그러운 사랑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동료 의사들의 바람대로 4개월 전 필자가 시작한 유튜브 채널, ‘수잔정 마음 건강 열린 상담실’이 진료를 망설이고 있는 환자나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정신과 장기 정신과 치료 정신과 상담 정신과 교과서

2023-02-13

[오픈 업] 정신과도 망가진 장기 치료하는 것일 뿐

필자가 카이저 병원 재직 당시, 주치의를 선택해야 할 때가 있었다. 수천 명의 동료 의사 중에서, 굳이 멀리 떨어진 선셋 카이저에 근무하는 닥터 신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많은 한인  환자들이 그분의 권고가 있으면 열심히 정신과를 찾아와 치료에도 협조적이라 좋은 효과를 보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치의로부터 정신과 상담 권고를 받았던 다른 한인들이 보였던 불만스러운 태도와는 달랐다. 그만큼 한인들은 정신과 치료에 대해 편하지 않은 선입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한인들을 설득해 태도를 바꾸게 한 내과 의사라면 환자들과의 유대가 얼마나 강할 것인가!  나의 주치의로 결정한 이유였다.     서울에서 진료하는 많은 필자의 동기 내과의들이 약 5년 전부터 ‘정신과 교육용 유튜브 채널’ 개설을 부탁했다. 내과 의사를 찾아와 심한 불면증이나 공황장애, 불안,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정신과에 갈 것을 권하면 가족들이 화를 내니 환자는 물론 가족을 교육할 수 있는 유튜브 자료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한국 상황에 둔감했던 필자가 작년 가을 한국을 방문하고 실망했던 것은 한국인의 높은 자살률에 반해 적극적으로 예방 대책을 말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더라는 사실이다.   10여 년 전 미국의 의대생과 수련의들이 공부하는 정신과 교과서를 읽다가 너무나 가슴 아팠던 대목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2007년에 출판된  그 책에는 다음의 구절이 있었다. ‘과거에는 드물게 리투아니아가 높은 자살률을 보인 적도 있었지만 최근 수년간은 한국이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한 사람의 숫자로 표시되는데, 이탈리아나 아일랜드는 10 이하로 낮고, 미국은 12로 중간, 반면 한국은 28로 가장 높다.’ 이 책이 출판된 지 16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자살률은 14 이상으로 증가했고,한국은 26으로 조금 줄었다. 그러나  아직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 자살률의 2배라는 슬픈 기록이다.   ‘Decade of Brain’이라 불리는 1990년대 이후로, 현대 과학은 자기 영상 촬영술의 발달과 뇌 전파 물질 연구를 통해 두뇌에 대한 획기적인 지식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효과적인 치료 약물들도 만들었다. 두뇌는 더 이상 ‘신비하고, 수수께끼 같은’ 공허한 존재가 아니다. 췌장이나 허파, 심장 같은 우리 몸 안의 장기중 하나다.     췌장에서 인슐린이라는 화학 물질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인슐린 주사나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캐나다의 어느 의과 대학생이 개의 췌장 조직을 갈아서 만들었던 초기의 인슐린 덕분에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생명을 건지게 된 것도 그리 오래전의 일이 이 아니다. 두뇌라는 장기에서 분비되는 뇌전파 물질 중 세로토닌의 균형에 문제가 있을 때 심한 불안 증세나 우울증이 온다.     이민자들의 자살률은 떠나 온 조국의 자살률과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LA카운티의 한인 자살 숫자는 아시안 전체의 절반이나 되는 많은 숫자였다.     리투아니아나 한국은 알코올 중독자가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울이나 불안 증세를 자가 치료하다 보면, 증세가 호전되는 대신  알코올 중독자가 된다. 알코올은 초기에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듯하지만, 결국에는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술에 내성이 생겨 점점 양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평균 유병률이 50명 중 한명이라는 조울증( 정서 변화가 극과 극을 오가기 때문에 일명  양극성 질환이라고도 불리우는 병) 환자의 20%, 즉 5명 중 1명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것이 많은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다. 조울증의 치료약은 리티움이나 항간질제품, 그리고 항정신제이지 항우울 제품이 아니다. 정신과 치료는 정확한 진단과 약물 사용, 꾸준한 상담 치료와 가족의 사랑, 지역 사회와 교회 등의 너그러운 사랑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동료 의사들의 바람대로 4개월 전 필자가 시작한 유튜브 채널, ‘수잔정 마음 건강 열린 상담실’이 진료를 망설이고 있는 환자나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정신과 장기 정신과 치료 정신과 상담 정신과 교과서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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